삶과 교육

학교는 왜 있는 것일까?

리틀윙 2013. 1. 29. 13:16

1.

내 나이 오십이다. 백년쯤 살 것 같으니 이제 마라톤의 반환점을 방금 돈 셈이다.
내 지나온 삶을 돌아본다. 내 삶을 살찌운 것, 지금의 나를 키운 것, 로또1등과도 바꾸지 않을(절대로!) 소중한 세 가지, 그것은 1)ROCK과 JAZZ음악, 2)Karl Marx, 3)변증법 철학이다.
그런데 현재의 나를 있게 한 이 세 가지는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다. 아니, 학교교육시스템 속에서 이 세 가지는 터부시 되는 것들이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품는 이 세 가지 가치체계들이 학교와 무관하거나 그 맞은 편에 위치한 것이라면......
도대체 학교는 왜 있는 것일까?

 

 

2.

도스토옙스키 하면 ‘죄와 벌’, 쇼팽 하면 ‘야상곡’.
중고등학교 때 이런 식으로 교육 받았다.
그러나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죄와 벌’을 읽었고, 마흔 중반이 돼서 쇼팽의 야상곡을 접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문학작품과 클래식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과학’, ‘사회’ 등등에 대해서도 초중고 12년 동안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게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남들이 힘들어 하는 수학에 재미를 붙여 문제 잘 풀었는데... 그 놈의 미분/적분을 살아가면서 활용한 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백지상태다.
지금 내 머리에 그리고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대학 졸업 후 스스로 익힌 것들이다.
학교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나같은 센세이 먹여 살리려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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