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말한다

학습 부진아

리틀윙 2013. 1. 8. 12:31

 

 

 

방학 가운데 5일을 이 아이들과 같이 보내야 한다. 지난 주에 3일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지금 집에서 쉬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기초튼튼캠프라는 이름으로, 학습력이 부진한 소수의 아이들을 모아 학습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교육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하는 의문에 봉착하는데, 솔직히 나도 확신을 못한다.

No Child Left Behind!

낙오 되는 아이가 한 명도 없어야 한다는 당위론은, 아무리 가르쳐도 좀처럼 발전이 없는 아이와 씨름하는 교사의 실천 속에서 현실적인 언어로 재구성되어져야 한다.

그런 실천 속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위해 국가와 교사가 애를 쏟는 제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이 아이가 길 잃었다고 규정짓는 것이 정작 이 아이를 낙오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가 생각한다.

    

 

 

 

스케이트 못 타는 사람을 무능하다고 낙인찍지 않는다. 자전거 못 타는 아이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냉철히 판단해 이 아이에게 분수의 덧셈보다 자전거 타기가 자기 인생에 더 유익한 것일 수 있다.

 

1에서 3분의 몇을 더 하면 2가 되는가?

너무 어렵지 않은가? 저런 문제 못 푼다고 바보 아니다. 아이에게 저 따위 수식기호는 간첩들의 난수표와도 같다. 이집트 피라미드에 적혀 있는 상형문자 해독 못하는 어른들을 아무도 무능한 인간 취급 하지 않는다.

 

 

 

 

 

 

태평양의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어느 부족민들은 나침반도 없이 하늘과 바다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수천마일을 항해한 뒤에 정확히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문명세계에서 사용하는 검사지로 IQ를 측정했더니 ‘60’정도 밖에 안 되더란다.

 

재미 하나도 없는 '학습지 풀이'라는 이름의 정신 고문의 시간에서 벗어나 도형세트 가지고 놀라고 하니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매뉴얼 봐가면서 구 모양의 입체를 거뜬히 만들어 낸다. 자기 스스로 만든 거라고 잘 만들었죠?’ 하며 뽐내 보인다. 피아제가 말하는 구체적 조작 활동에서는 이 아이들이 천재성을 발휘한다. 아까 그 관념조작 활동에서 보였던 그 의기소침한 무력감은 찾아볼 수 없다.

바보같은 아이는 없다, 바보같은 시스템이 멀쩡한 아이를 바보로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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