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축구-3

리틀윙 2012. 7. 26. 10:10

어젯밤 잠을 설쳐 아침에 늦게 눈을 떴다. 시계가 7시를 가리킨다. 큰일 났다. 벌써부터 축구 골대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
허둥지둥 세수하고 급하게 옷 챙겨 입고 나서는데, 다행이다. 창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학교 도착 시각 7시30분.
설마 오늘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면서 느긋하게 운동장에 들어서는데 유치원건물 처마 밑에 몇 녀석이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이성우 선생님, 오늘 연습 안 해요?”
...
“야~,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떻게 연습하냐? 오늘은 하루 쉬자.”
“어제 아침에도 비 맞고 연습했잖아요.”
“야~, 어제 비와 오늘은 상황이 다르잖아”

요즘 얘들 너무 열심이다.
한국 국대팀이 얘들만큼 열심히 연습하면 스페인도 이기지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방금도 내 교실로 두 녀석이 찾아와 민원을 넣는다.
“선생님, 오늘 코너킥 연습 조금만 하면 안돼요?”
“야~ 들어가라 들어가. 이러면 내가 너희들 부모님한테 욕 먹는다. 산성비!!!”
“아~ 하고 싶은데....” (퇴장)
나도 퇴장!
모처럼 단비로 시원한 아침이다.

 

20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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