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학교폭력, 용기 있게 맞서기 - 옮긴이의 말

리틀윙 2012. 2. 8. 22:11

 

 

   언젠가 한 초등학생이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길 건너다가 교통사고 당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 학생은 파란불 신호가 왔을 때 건넜기 때문에 백퍼센트 자동차 운전자의 잘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차에 부딪혀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도 그저 괜찮다며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만 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혹 그 친구는 평소에 늘 차 조심 하라는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자기 잘못으로 사고가 일어났다며 자신을 탓했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 학생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 학생처럼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려 애쓰기보다는 그저 빨리 사고현장을 벗어나려고만 할 거예요.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을 겪을 때에도 여러분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현명하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리의 학교는 급우들이나 선배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 생활하는 것을 신경 써야 하는 형편입니다. 공부 열심히 하는 것 못지않게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며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마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우울한 목적에 약간은 쓸모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엮었답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황금률로서 가해 학생이든 피해 학생이든 폭력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어른에게 알리기란 것을 강조합니다. 지은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에서 수시로 황금률을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폭력 피해 학생의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했던 것도 아이들이 왜 말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황금률이란 이 책의 키워드가 설득력을 가집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 학생들이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그것을 피해가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의 고충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마음이든 몸이든 아프면 아프다고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으세요. 그리고 그 친구와 함께 선생님이나 믿을만한 어른을 찾아가서 여러분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기 바랍니다. 교통사고 당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듯이 학교폭력 또한 내가 못나서 겪는 일이 아닙니다. 폭력은 침묵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는 독버섯입니다. 또한 그 독버섯은 피해학생은 물론 가해학생에게도 해롭습니다. 따라서 침묵을 깨고 어른에게 알리기를 실천하는 용기는 모두를 위해서도 바람직합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이런 저런 위기를 겪기 마련입니다. 폭력 또한 피할 수 없는 거예요. 이 책 본문에도 나오지만 유명인들 가운데 학창시절에 집단 괴롭힘이나 폭력을 겪은 경우가 많은데, 그들은 자신에게 닥쳐온 위기를 자양분 삼아 자신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용기 있는 사람에게 위기는 곧 기회인 것입니다. 여러분, 용기를 가집시다! 처음부터 용기 있게 폭력에 맞서든지 아니면 나중에라도 용기를 내어 황금률을 실천합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굴복하지 않기입니다. 폭력 가해자에게 굴복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기 자신에게 굴복하는 것입니다. 모든 용기 가운데 가장 빛나는 용기는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입니다.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친구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또한 자신의 영혼 깊숙이 잠자고 있는 용기를 불러일으키세요. 시간은 여러분의 편이랍니다. 학교폭력은 한 순간일 뿐이에요. 이 시간을 용기 있게 잘 견디면, 현재의 고통은 반드시 여러분의 성장에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겁니다. 용기를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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