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나의 처세술

리틀윙 2012. 1. 15. 21:08

()과 진(), ()나라를 거쳐 벼슬을 지낸 처세의 달인 풍도(馮道)가 쓴 설시(舌詩)를 소개하면서 말할 때 신중함을 강조한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口是禍之門)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舌是斬身刀)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閉口深藏舌)

가는 곳마다 몸이 편하리라(安身處處牢)

 

풍도(馮道)는 다섯 나라에서 열 명의 황제를 모셔서 후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충절이 없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시에서 나타나듯이 말을 적게 하고 말을 조심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벼슬을 할 수 있었다.

 

..............

 

말조심해서 오래도록 벼슬 해 먹은 것이 과연 자랑할 일인가?

온갖 불의와 오욕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정치사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미군정기 그리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기까지 말조심해서 오래도록 자기 몸 보전해온 이들이 어떤 인물이던가?

 

거꾸로, 불의 앞에서 초개같이 목숨을 바친 이 나라 선비정신의 화신들은 말조심 하지 않아서 어리석게 단명했단 말인가? 도대체 오래도록 살아남아 잘 먹고 잘 살다 죽어 가면 인간답게 잘 사는 삶인가?

 

나이 들수록 입 조심 하라고?

이 나라 교육계만 하더라도 그렇다.

직원협의회 때 말도 안 되는 의제를 밀어붙일 때 젊은 교사가 일어서서 한마디 하면, “젊은 것이 싸가지가 없다고 하는데, “나이 많은 것들은 또 입조심을 한다고 에헴 하고 있으면, 그러면 잘못된 무엇은 누가 말을 해서 고쳐나갈 것인가?

 

나는 모든 처세술을 경멸한다.

사람은 말이 많아야 한다. 나이 들수록 말이 많아야 한다. 그게 나이 값 하는 것이다.

 

네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 하든!

Follow your own course, and let people talk!

 

이게 내 처세술이다. 

'삶과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 선거  (0) 2012.02.18
학교폭력, 용기 있게 맞서기 - 옮긴이의 말  (0) 2012.02.08
애국심에 관하여  (0) 2011.12.25
유태인  (0) 2011.12.25
일제고사  (0) 201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