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운동

나의 운동론 (1) 좌파와 우파 그리고 진보

리틀윙 2011. 12. 13. 09:56

 

좌파와 우파 그리고 진보

 

이 글의 기본 전제는 대중의 의식이 발전하는 만큼 사회의 진보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이때 대중의 총체적 의식 수준은 정상분포곡선을 이룬다. 극좌에서 극우까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고, 가운데 부분 즉 중도좌파와 중도우파에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형태의 그림이 그려지는데, 사회의 진보는 이 정상분포곡선이 왼쪽 방향으로 옮아가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 이치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진보가 왜 하필 왼쪽으로인지 그리고 진보가 왜 좌파의 몫인지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진보가 ''가 되고 보수가 ''가 된 것은 역사적으로 순전히 우연에 의해 결정되었다. 프랑스혁명 초기 왕권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한 국민공회 내부에서 루이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의 처리 문제를 놓고 급진적 노선을 주장했던 쟈코뱅파가 왼쪽에 앉았고, 온건한 입장의 지롱드파가 오른쪽에 앉은 것에서 유래한다. 만약에 쟈코뱅파가 오른쪽에 앉았더라면 오늘날 민주노총이 우파, 한나라당이 좌파로 일컬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좌파우파니 하는 말은 그 자체로 어떤 가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그저 동쪽 서쪽과도 같이 방향성만을 표상하는 개념어라는 것을 일러두는 바이다.

좌파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변혁을 지지하는 부류를 일컫는데,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기준은 현상(status quo, 한자로 現象이 아닌 現狀임에 주의)이다. 즉 현재의 상황을 바꾸려는 경향성이 좌파이고 반대로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성이 우파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우의 개념을 선악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좌파=절대선, 우파=절대악)이라거나 (좌파=절대악, 우파=절대선)이라는 식의 관점은 금물이다. 후자의 경우를 흔히 그러듯 수구꼴통이라 부른다면 전자의 경우 또한 지독한 편견 내지 아집의 화신이라는 점에서 꼴통이긴 마찬가지인 것이다. 좌파는 선량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낡은 무엇을 지양하고자 하는 혁신을 쫓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진보(앞으로 나아감, progress)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주장이 언제나 옳지는 않다. 변화의 조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는데 즉각적인 변화를 고집하는 좌경적 오류를 일삼는 무리들은 수구꼴통 만큼이나 역사 발전에 해롭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