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운동

박원순 시장, 이성과 현실

리틀윙 2011. 11. 16. 21:29

박원순 시장, 역시 기대한대로 연일 거침없는 파격행보를 이어가고 있네요.

취임하자마자 2천8백명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하더니, 오늘은 엄청난 예산낭비와 권위주의적인 격식을 지양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장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거행했습니다.

중도우파라 하는 박원순시장의 행보를 보면서 좌파적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헤겔의 명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다.

 

아름다운 피부보다는 아름다운 재단을 선택한 서울시민의 “이성”이 박원순시장이라는 “현실”을 만들었고, 선량한 목민관 박원순이 보통사람들을 위한 상식이 통하는 정치판을 “현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민중의 “이성”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입니다.

 

 

 

 

한국정치사는 기존의 낡은 정치판과 포스트박원순의 정치판의 두 갈래로 나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간의 정치판에 대한 민중들의 생각(=이성)은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매한가지. 누가 집권해도 우리들 민초의 삶이 달라질 게 없다.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 돈 좀 더 벌어줄만한 명박표를 찍는 게 안 낫겠나” 하는 ‘먹고사니즘’에 기반한 숙명론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1%가 아닌 99%를 위한 개혁조치를 하나둘씩 해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서울시민이나 나아가 전국민들은 “아, 저런 정치도 가능하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진정으로 민중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이성’을 갖게 될 겁니다. (→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성의 변신은 차기 총선과 대선 같은 선거판을 통해 다시 현실 변혁을 위한 역량으로 피드백 될 겁니다. (→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이다.)

 

영어 속담에 “Seeing is believing”이란 말이 있죠.

학습의 효율이 가장 높은 배움(=이성의 단련)이 있다면, ‘삶 그 자체’입니다. 현실 속에서 직접 체험하고 그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는 ‘민주주의’야말로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최상의 민주주의교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