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프로야구

리틀윙 2011. 11. 1. 19:33

   전두환정권이 피로 집권한 뒤 국민들 우민화시킬 목적으로 펼친 이른바 3S 정책, 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한 축인 스포츠로서의 프로야구. 어릴 때 유난히 야구를 즐겼던 한 사람으로서 아마도 내 고1쯤 출범했던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내 오랜 로망이었다. 어릴 적 무엇이 평생을 가지 않는가? 그래서 지금도 프로야구는 즐겨 본다. 내가 TV에서 유일하게 시청하는 프로도 프로야구다.

   올해 삼성라이온즈가 우승해서 참 기쁘다. 그러나 올시즌 프로야구에 관해 한 가지 씁쓸한 것이 있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올해는 감독의 수난기였다. 그것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들의 감독이 모조리 쫓겨나거나 자진사퇴했다. SK의 김성근 감독이 쫓겨난 것 그리고 OB의 김경문 감독이 도중하차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무엇은 삼성을 지키던 선동렬이 생각지도 않은 시기에 갑자기 쫓겨나고 그 자리를 류중일 감독으로 채워진 것이다. 아니 더욱 유감스러운 것, 지금 이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은, 준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첫판을 이긴 뒤 내리 세 판을 내주는 바람에 졸지에 역적으로 내몰려 조범현 감독이 쫓겨난 것과 뒤를 이어 후임으로 선동열 감독이 들어선 것이다.

살인마 전두환이 만들어놓은 우민화 판대기의 정점에 있는 프로야구, 예상했던 바대로 초기의 프로야구는 연고에 기반한 지역감정의 온상으로 작용했다. 80년 광주의 피와 더불어 생겨났으니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의 지역감정은 프로야구로 인해 불난 집에 기름 붓듯이 드세져가기만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 날 선동렬과 조계현과 같은 전라도 출신의 올드 스타들이 경상도의 라이온즈 팀의 사령탑을 차지하고 반대로 삼성의 양준혁이 해태타이거즈에서 뛰는가 하면 삼성 출신의 서정환이 기아타이거즈를 이끄는 감독이 된 것이 나로선 너무나 뜻밖으로 좋았다. 실제로 이러한 점들이 지역감정 해소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2011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 시점부터는 다시 연고지의 왕년의 스타들이 감독 자리에 들어섬으로써 내년부터는 TK의 아바타인 류중일의 사자와 전라도의 아바타인 선동렬의 호랑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에 또 다시 그 놈의 망국적 고질병 지역감정이 부활할까봐 걱정이다.

 

 

 

 

 

원조 야구의 나라 미국에서도 당연히 야구는 아이들에게 꿈이다.

작년에 미시건 대학에서 연수 받을 때 미시건의 주도인 랜싱에 위치한 야구장에 갔다. 마이너 리그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마이너리그에서 가장 낮은 레벨인 싱글A팀끼리의 시합인데도 관중석에 자리한 관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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