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미국이 몰락해가는 사례들

리틀윙 2011. 10. 20. 08:27

아스팔트에서 자갈로 탈바꿈하는 미국의 프리웨이

저자도 적고 있지만 내가 미국에 가서 맨 처음으로 놀란 것은 아득한 지평선까지 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망이다. 국토의 2/3가 산지인 우리나라의 도로는 100미터가 멀다하고 고불고불 커브길 투성이지만 미국, 특히 내가 머물렀던 동부 쪽은 산이 거의 없어서 도로가 대부분 직선으로 뻗어있다. 게다가 사통오달로 잘 닦여 있는 고속도로도 거의 공짜로 이용되는 점이 또 놀라웠다.

그런데 저자가 감탄해 마지않던 미국의 도로가 파헤쳐지고 있다 한다. 주정부의 재정 악화로 아스팔트 대신에 자갈길로 대체되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는 시간이 지나면 패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비용절감의 목적으로 아스팔트 대신에 자갈길로 포장을 한다고 한다. 미시간 주에서 83개 군(county)가운데 무려 38개 군이 자갈길로 재포장되어 있다. 이를 두고 퍼듀대학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그 이름이 ‘Back to th Stone Age’이다. - 석기시대로 돌아가기

 

임대주택 지원 신청자 쇄도

2010년 8월 CNN뉴스 / 애틀란타 시 인근의 한 지역에서 찜통 더위 속에서 실직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신청서를 배부하는 날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는데 이날 혼잡으로 62명이 부상했다. 3만명이라는 수는 전체 인구의 2/3가 넘는다고 하는데 입주 당첨권도 아닌 입주 신청권을 얻으려고 난리법석을 이루는 것은 집없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것이 노숙자로 전락하지 않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라 한다.

 

노숙자 떠넘기기

미국인 200명 가운데 1명이 노숙자 / 노숙자의 구성은 30세 이상의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가운데 장애인과 퇴역군인이 많다.

미국은 주정부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이다. 그래서 주마다 노숙자 문제로 골치를 앓아 서로 떠넘기기에 바쁘다. 그 중 하와이 주는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거지들 단속에 무척 신경을 쓴다. 예전엔 하와이에 거지들이 거의 없었는데 2010년 조사에 따르면, 호놀룰루의 오아후 섬에만 전년도 대비 노숙자 비율이 15%가 증가해 4천여명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고 한다.

갑자기 늘어난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할 정부부서에서 내놓은 대처방안은 세 가지.

1) 와이키키 같은 유명지 말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외진 해변에 텐트촌을 만들어 단속 관리하는 것

2) 그들에게 적당한 거처를 제공하는 것

3) 그들에게 본토행 편도 항공권을 제공해 쫓아내는 것

이 중 1)안과 2)안은 돈이 많이 들기에 3)안을 선호한다.

문제는 다른 주에서도 이와 같은 노숙자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또 하와이는 거지들에게도 낙원으로 인식되어 ‘죽더라도 하와이에 가서 죽자’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한다.

 

닭은 한 마리만 키우도록!

육식을 즐기는 미국민이 돈이 없어서 고기를 못 사먹는다. 그 해결방안은 자급자족! 그래서 집집마다 뒤뜰에 닭장을 만들어 닭을 키우는데 온 동네가 닭 울음 소리로 시끄러워져 주정부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다가 급기야 1가구당 1마리의 닭만 키우게 하는 조례가 발동된 곳이 있다고 하는데 다름 아닌 미국의 부자 동네 LA주의 이야기란다.

 

 

청년들의 엑소더스

2009년 미국의 실업률은 10.2%에 달했는데,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주재 한국영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어강사 취업을 위해 한국비자를 신청한 사람은 380명으로 이 가운데 68명이 하바드대를 포함 미국의 100대 대학 안에 드는 명문대 출신이었다.

 

사라지는 중산층

20세기까지 미국은 전체 인구의 60%가 중산층으로써 세계에서 중산층이 가장 두터운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전체 기업 주식의 83%를 상위 1% 부자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는 2001년 통계로서 지금은 그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상위 10%의 부자들이 미국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며, 하위 50%의 미국인들이 미국 전체 부의 1% 미만을 소유.

2009년 미국인의 61%가 ‘항상 또는 늘’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2009년 빈곤율은 미국인 6명 가운데 1명에 해당.

 

2009년에 최소 140만명이 파산했는데 전년도에 비해 32% 증가한 수치.

2010년에 4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식비무상지원(푸드 스탬프)을 받아 연명.

100명 가운데 2명이 아무런 수입 없이 오로지 푸드 스탬프만으로 생활하고 있음.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 교사 6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3가 먹을 것이 없어 주기적으로 아침을 굶고 등교하는 학생이 다수라고 응답.

 

2010년 한 해에만 집을 빼앗긴 사람들이 53만 건, 압류가 진행 중인 주택을 포함하면 290만 채. 모기지 론을 받은 미국인 10가구당 1가구가 당장 압류 위기에 처해 있음.

(물론 우리 실정도 이와 다르지 않지만, 미국이 이렇다는 것은 놀라움)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범죄자들

미국의 교도소는 늘 포화 상태이다. 시도 때도 없이 흉포한 범죄 사건이 일어나니 당연한 일. 그런데 예산 부족으로 미국에서는 범죄자들을 조기에 석방시키는 예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니 아예 감옥에 잡아넣는 수를 줄인다고 한다. 2010년 전국의 주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6천 명이 줄었다. 범죄 발생율이 준 것이 아니라 형 집행율이 준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아마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주지사?)는 2009년 7월 재정 위기 타개 방안으로 교도소 재소사 2만7천명을 줄이기로 했다고 지역신문이 보도했다.

 

범죄자를 감옥에 수감하는 것은, 이들을 사회와 격리시켜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려 함과 아울러, 당사자는 물론 타인에게 일벌백계의 목적을 꾀함일텐데...

다름 아니라, 돈이 없어서 죄수를 풀어주거나 범죄자를 덜 잡아 가두는 나라가 현재의 미국인 것이다. 범죄자의 천국이라는 미국사회의 형편이 이러하니 앞으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뻔한 이치.

 

 

도탄에 빠진 주정부의 최대 희생양, 공교육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미국의 주정부들이 예산 절감 차원에서 교도소에 수감중인 죄수들을 풀어주는 한편, 공교육에서도 재정 지출을 줄여 재정위기를 타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공립학교 예산의 44%는 주정부에서 직접 지원하고 나머지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교육예산을 줄이기 위해 주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교사들을 무더기로 퇴출시키는 것이다. 2010년 현재 미국 전역에서 10~30만 명의 교사들이 교단에서 쫓겨날 전망이라고 한다.

교사 인력의 대량 해고로 인해 받는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미국 공립학교의 급당 학생수는 15~20명이었는데 최근 30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경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방편으로 ‘단축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국은 주4일 수업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4일 수업을 검토하는 교육감의 비율이 2011년에는 13%로 늘었다. 주4일 수업조차도 못하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학교 건물에 들어가는 연료비와 제반 비용이 줄어 문 닫을 지경에 이른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와 미네소타 주의 학교는 냉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의 산 호세 시의 학교들은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 전기가 끊길 지경이라고 한다. 학생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학교 문을 닫는 나라, 이게 세계 최강 미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디지털 교과서?

캘리포니아 주지사 슈와제네거는 2009년 9월 새학기부터(미국은 9월에 학년도가 시작된다) 종이교과서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대신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교과서에 들어가는 비용 3억5천만 달러를 절약하기 위해서란다. 교육의 효과 면에서 종이교과서에 비해 문제가 많은 줄 알지만 비용 절감이란 차원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는데 이게 슈와제네거에게서 배운 아이디어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 디지털 교과서는 불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 컴퓨터가 없는 집이 거의 없다.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무상으로 지급하고 인터넷 통신비까지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아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률이 완벽한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컴퓨터도 컴퓨터지만 인쇄를 하려면 프린터가 있어야 하는데 프린터까지 갖춘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통신망의 수준이 한국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원어민 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놀라는 것이 교실마다 비치된 디지털 교수기기와 초고속인터넷통신망이라고 한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