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파성 3

사유는 선택이 아닌 의무의 문제

침묵이 때로는 거짓을 말할 때가 있습니다. 침묵을 지키는 것은 중립적인 태도로서, ‘침묵은 금이다’라는 금언에서처럼 진중한 자세로 높이 평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갈등사태에서 침묵은 결코 중립적 자세가 될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것은 일정한 편당(=당파성)을 지향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버스 안에서 소매치기를 목격했을 때 침묵을 지키는 것은 범죄를 돕는 격이 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 외에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고부간의 갈등이나 직장 내의 사회적 약자와 상사 사이의 갈등과 같은 수많은 갈등사태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분쟁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우리는 이 편 아니면 저 편을 들게 되어 있지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침묵은 사회적 약자의 피눈물을..

이론과 실천 201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