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살이-1

사랑스러운 아이들

리틀윙 2020. 8. 2. 01:25

올해 우리 반 아이들, 너무 사랑스럽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연속으로 4년째 3학년 담임을 해오고 있는데 첫 해와 셋째 해에는 힘든 아이들이었고 둘째 해와 올해는 순한 아이들을 만났다.

하지만 힘든 아이들과 순한 아이들 둘 다 3학년 특유의 중요한 공통점이 있으니, 지식에 대한 욕구가 왕성한 점이다. 수업 시간에 학습 주제와 관련한 흥미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눈을 반짝이며 이따금씩 “우와!”라는 감탄사를 내지른다.

올해 아이들은 특히 이러한 지적 호기심과 학습 열정이 강해서 나도 수업하는 신명을 느낀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2시간 연강으로 70분씩 수업을 하는데도 학습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것이 뜻밖이고 그래서 더욱 기특하고 사랑스러울 따름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우리 반 아이들의 입에서 매일 터져 나오는 말이다. 6월초 등교개학 후 처음에는 70분 연강 수업에 적응을 못해 힘들어 했다. 당연한 현상이다. 더욱이 코로나로 인해 모둠활동 따위도 못하고 교사 혼자 떠들고 아이들은 듣기만 하는 수업이니 아이들도 나도 힘들기만 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선생님한테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니 나도 힘이 나는 것이다.

 

아침활동 시간에 예년 같으면 모두 앉아서 독서를 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점심시간도 없고 해서 아이들이 놀 쉬간을 잘 못 가지기 때문에 최대한 자유를 주고 싶다. 그래도 올해 아이들은 너무 순해서 장난질이나 다툼을 벌이는 일이 없다. 저렇게 머리 맞대고 모여 앉아 어제 배운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아이들에게 무슨 특별한 과업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는가?

 

코로나로 인해 교사가 학생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축복인데, 아이들이 교사의 수업을 재미있어 하고 배운 것을 스스로 신명나게 되새김해가는 올해 우리 교실의 풍경은...... 가히 내가 꿈 꿔온 이상적인 교육공동체의 전범이 아닌가 자평해본다. 정말이지 요즘은 아침에 눈 뜨면 학교에서 아이들 만날 생각에 가슴 설렌다. 교직일상이 올해만 같으면 100살까지라도 선생 할 수 있을 것 같다.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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