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말한다

이론과 실천의 케미

리틀윙 2020. 4. 4. 21:21

비고츠키 관련 나의 지적 성장의 한 단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stage 1)

비고츠키 공부할 때 굉장히 중요한 이론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것을 백 퍼센트 이해하진 못했다. 비고츠키의 용어로 말하면, 자기화(appropriation. 다른 번역서에서는 ‘전유’라고 일컫는다)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stage 2)

작년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파닉스를 지도하면서 나름 효율적인 교수법을 짜냈는데, 맙소사(eureka!) 비고츠키 이론과 연결되었다.


나의 경험에서 빚어진 어떤 교육적 전략이 비고츠키 이론과의 시너지가 이루어지면서 내 안에 어떤 중요한 변화가 두 가지 일어났다.

하나는, 나의 전략이 옳다는 확신이다. 나는 영어교육이론에 문외한이어서 나의 지도방식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비고츠키의 이론과 접목되면서 나의 교수법에 대한 자기확신(=강화 reinforcement)이 생겨나면서 학생지도에 힘차게 매진하게 되었다.


두 번째 변화가 정말 중요한데... 이 글의 핵심이다.


stage 3)

stage 2에서 일어난 어떤 자기확신은 역방향으로 또 다른 중요한 내적 변화를 촉발했다. stage 1에서 희미하게 이해했던 비고츠키 이론이 확실히 나의 것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즉, 자기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1단계와 3단계는 “이론적 차원”이고, 2단계는 “실천적 차원”이다.

1단계와 3단계의 차이는 이론에 대한 이해 수준의 질적인 변화다. 그런데 이 발전을 있게 한 것은 2단계 즉, 실천을 통해서이다.


파닉스 지도라는 “실천”은 10년 전부터 계속 해오던 것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작년의 실천에서 비고츠키 이론과의 화학작용(케미)이 일어난 것일까? 그것은 비고츠키 이론에 대한 나의 지적 수준에 일정한 발전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즉, 비고츠키를 전혀 모르거나 어렴풋이 알았을 때(=1단계 수준)는 나의 교수법에 대한 확신을 품지 못했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결론이 도출된다.


이론이 실천을 강화하고 거꾸로 실천이 이론을 강화한다.

실천에 대한 자기확신은 이론의 힘으로 말미암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말미암아 전에는 잘 이해되지 않던 것이 확실히 이해되니...... 

이론과 실천은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 이론과 실천의 변증법적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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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실천에서도 ‘자기확신’은 중요하다. 자기확신은 실천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비고츠키는 인간 정신의 성장에서 인지적 요소 외에 정서적 요소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비고츠키는 사고를 구름에 비유하면서 사고 작용을 구름이 비를 뿌리는 것으로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구름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구름을 움직이는 것은 바람이다. 나의 교육실천에서 바람으로 작용한 동력원은 ‘자기확신’이었다.


비고츠키의 어떤 이론과 나의 어떤 실천 사이에 의미있는 케미가 일어난 것인지 궁금하신 분은 다음 글을 기다려주시길... ^^


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