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론

모든 여성단체들을 증오한다

리틀윙 2020. 4. 4. 21:06

우리가 페미니즘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는 여성이 사회적 소수자(minority)이기 때문이다. 소수자는 사회적으로 주류(majority)의 그늘 하에서 이런저런 불이익과 억압을 받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사회정의의 이름으로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


젠더적으로 보편 여성보다 더 열악한 소수자는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그런데 최근 숙명여대가 “여성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학을 결사반대하여 마침내 그녀를 쫓아낸 것에 분노해마지 않는다. 이것은 흡사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짓밟는 것과도 같은 사회적 폭력이다.


상대적으로 힘 센 부류가 약한 부류 그것도 단 한 사람을 향해 저지르는 폭력은 야만 행위이며 불의 그 자체다. 따라서 “사회정의 차원에서” 이런 여성단체들은 지지가 아니라 적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 땅의 모든 여성단체들을 증오한다. 최근 배이상헌 교사 문제나 이번 숙대 문제에서 자기 진영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불의의 목소리를 낸 전교조여성위나 숙대학생회는 물론이고, 이들의 부조리한 행보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나머지 단체들 또한 불의에 편승한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은 지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단체나 활동가가 태극기부대와 뭐가 다른가? 지성은 무엇보다 분별력이다. 배이상헌 교사나 숙대 입학을 시도한 트랜스젠더 여성을 지지하는 것과 배척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에 사회의 진보와 정의가 놓여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약간의 분별력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이 땅의 최고 지성인 교사집단과 명문 여대 당사자들이 최소한의 분별력도 내팽개치고 그저 자신이 속한 단체의 이해관계만을 좇는 것은 반지성적인 진영논리일 뿐이다. 고상하게 말해 ‘진영논리’이지 이는 조폭 수준의 패거리놀음과 다르지 않다. 이런 집단이 무슨 사회진보를 떠드는가?


부조리하고 반지성적인 여성단체들을 증오할지언정 페미니즘 자체는 지향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썩었다고 해서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멈출 수 없듯이, 여성 운동은 지속되어야 한다. 나는 내 딸들이 페미니스트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여성운동단체에 들어가는 것은 적극 말리고 싶다. 이 땅의 여성운동, 변해야 한다!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