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 빅뱅의 멤버 승리가 소유주로 알려진 버닝썬에서 벌어진 마약 성폭력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이상한 것은, 우리사회 부유층의 타락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전대미문의 추한 사건에 사회적 공분이 크게 일지 않는 점이다. 미온적인 분노조차 마약을 투약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부유층 남성들이 아니라, 이들의 가공할 일탈에 환경을 제공하고 도운 버닝썬 관계자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아이돌 스타 승리를 구심으로 한 버닝썬 측의 잘못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문제가 일어난 근본원인은 제대로 조명되어야 한다.
버닝썬과 관련한 비밀들이 양파껍질처럼 하나둘씩 벗겨지는데 하나같이 보통사람들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이다. 버닝썬은 추하디 추한 천민자본주의 한국사회의 베르사유궁전이자 소돔과 고모라다.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 가운데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정리해보자.
2018년 12월 14일 새벽, 한 남성이 성추행 당하는 여성을 막으려다가 버닝썬의 건장한 남성들로부터 폭력을 당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가해자들을 두둔하고 피해 남성을 연행하였다. 이에 분개한 남성이 변호사를 고용하여 이 문제를 사건화 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술에 취해 심신이 미약한 여성 고객을 보호해야 할 클럽 직원들이 오히려 추행을 하며 어디론가 끌고 가려했다. 이에 한 남성 고객이 기사도를 발휘해 이 여성을 방어하려 하자, 가해자들은 ‘작업’을 방해하는 남성을 공격했다. 클럽 직원과 고객의 역할이 뒤바뀐 것이다. 상식적인 차원의 역할 전도의 절정은 출동한 경찰의 행태였다. 경찰과 버닝썬의 유착관계는 현재 수사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클럽의 건장한 직원들이 여성을 어디로 끌고 가려 한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이 답은 며칠 뒤 디스패치의 보도에서 밝혀졌다.
버닝썬의 VIP룸을 관리하는 MD들이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다. MD는 merchandiser의 줄임말로 ‘상품기획자’란 뜻인데, 버닝썬에서는 VIP고객의 채홍사 역할을 하는 남성 직원이다. VIP고객이 찾는 ‘물게’란 ‘물 좋은(예쁜 여성) 게스트(고객)’, ‘골뱅이’는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여성, ‘홈런 친다’는 VIP고객이 자신의 은밀한 룸에서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요컨대, 작금의 버닝썬 사태는, 하룻밤 술값으로 수 천 만원을 결재하는 VIP고객의 홈런치기를 둘러싸고 벌어진 것이 전부이다.
VIP는 홈런을 욕망하고,
MD는 VIP가 소비하는 매출액 중 자기 지분을 욕망하고
버닝썬은 VIP 고객의 수천만 원 결재를 욕망하고,
경찰은 버닝썬이 던져주는 떡값을 욕망한다.
이 커넥션의 구심에 VIP고객이 있다. 하룻밤 욕망을 불태우기 위한(burning) 베르사유궁전에 하이패스 입장권을 지닌 이름 모를 탕아들은 천민자본주의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1퍼센트, 아니 0.1퍼센트의 귀족들이고 관계망 내의 나머지 부류들은 어느 교육부 관료의 용어로 ‘개돼지들’이다. 문제는, 이 개돼지들이 0.1퍼센트 귀족의 욕망 충족을 위해 희생물을 어떻게 갖다 바치는지, 그리고 귀족은 그 희생물을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투브에 떠도는 충격적인 영상이 말해준다.
버닝썬의 VIP룸으로 밝혀진 은밀한 장소에서 한 남성과 한 여성이 흐트러진 정사를 벌이는 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왔다. 뉴스에서 ‘유사 성행위’라 보도된 행위인데, 남성이 주도하는 이 행위가 오히려 더욱 선정적이고 슬프다. 청춘남녀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슨 짓을 어떻게 벌이든 그것은 본인들의 자유다. 문제는, 그 자리에서 제3의 인물이 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이렇게 인터넷에 떠도는 점이다(모자이크 처리는 되었지만). 아마 VIP가 자신의 홈런 치는 모습을 두고두고 음미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촬영을 요구했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무리 술에 취한들 최소한의 판단능력이 있는 여성이라면 이 일련의 상황들을 원했을 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맥락에서 현재 버닝썬과 관련한 최대 이슈인 마약 문제가 등장한다.
속칭 ‘물뽕’으로 통하는 GHB는 마시면 몇 분 안에 중추신경계가 마비되어 의식을 잃는 환각제다. 무색무취여서 속기 쉬우며 복용 후 몇 시간 만에 몸에서 약 성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도 어려워 강간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버닝썬의 MD들은 VIP의 홈런을 돕기 위해 이 물뽕을 공급했으며, 심지어 자신이 직접 물뽕 작업하여 의식을 잃은 여성 사진을 VIP에게 전송해서 “빨리 드시러 오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보다시피, 버닝썬에서 여성은 인격체가 아닌 음식물이나 상품으로 인식된다. 뒤이어 폭로된 또 다른 카톡에서 승리가 ‘잘 주는 애들’이라 표현한 것에서도 그런 점을 엿볼 수 있다. 후술하겠지만, 이들 엽기적 행각의 문제점은 음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가학적 변태성에 있다.
무서운 세상이다. 범죄가 난무하는 멕시코나 아프리카의 오지도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을 자랑하는 한국 땅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유념할 것은, 이런 일들이 클럽 버닝썬에만 벌어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사태는 버닝썬의 문제로 바라 봐서는 안 되며, 이 클럽의 주인인 승리의 도덕성 문제로 몰고 가서도 안 된다.
도대체, 강남 베르사유궁전의 0.1퍼센트 탕아들은 왜 이토록 비정상적인 방식의 욕망을 좇는 것일까? 이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버닝썬에는 ‘만수르’라는 이름의 1억짜리 양주세트 상품이 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다. 이 특별한 수요의 주체는 천민자본주의사회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0.1퍼센트 혹은 0.01퍼센트들일 것이다. 버닝썬의 VIP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해당 미성년자 A군은 지난해 7월 부모의 돈을 훔쳐 버닝썬에 갔다가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A군은 버닝썬에서 술값 1800만 원을 미리 입급해 일명 ‘하이패스’로 입장했고, 80만 원짜리 고급 샴페인 20병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한경닷컴, 2019.2.22.).
집 안에 현금이 얼마나 많으면 아이가 1,800만 원을 훔쳐 나올까? 이렇듯, 돈이 많아 주체를 못하는 부류들이 버닝썬의 VIP룸을 드나들 진대, 이들은 자신의 부에 걸맞은 아주 특별한 쾌락을 욕망할 것이다. 알다시피, 강남에는 부르주아들이 욕망을 배설할 고급 향락업소가 즐비하다. 하룻밤 술값으로 1억을 소비할 0.1퍼센트들을 위한 연예인 뺨치는 미녀들이 대기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돈이 너무 많아 주체를 못하는 0.1퍼센트들은 “보다 짜릿한” 쾌락을 원한다. 이에, 버닝썬의 장사꾼들(merchandiser)이 이들의 특별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한 상품은 강간이다. 경찰이 뒤를 봐주는 버닝썬에서는 어떠한 문제도 무마가 된다. 물뽕은 증거가 남지 않으며, 새벽까지 흥청망청 즐긴 여성이라는 약점을 빌미로 강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에겐 경험적으로 익숙한 상식이다!
강간은 아무나 범할 수 없다.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강간을 통해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없는 법이다. 따라서 이들은 약에 취한 상태에서 그 짓을 한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0.1퍼센트 귀족은 변태적인 쾌락에 미치고, 장사꾼은 돈에 미치고, 천민자본주의 한국사회가 총체적으로 미쳐간다.
결국, 버닝썬 사태는 “부의 불공평한 분배가 빚은 참사”인 것으로 나는 본다. 정직한 노동으로 돈을 번 사람이 이런 도착적인 욕망에 빠질 일이 없다. 기형적인 부의 형성이 기형적인 고객과 기형적인 업체와 기형적인 영업방식을 만들고 선량한 대중이 이 기형적인 환락에 동참하여 사회 전체가 소돔과 고모라화 되어 가는 형국이다.
미성년 아이가 하룻밤 술값으로 날린 1,800만 원은 서민들의 1년 벌이인 것을 생각할 때, 버닝썬 사태는 우리를 한없이 우울하게 한다. 합리적인 나눔을 위해 부자증세를 하려 하면 좌파 정책 운운하며 바르르 떠는 사람들이 도착적인 쾌락의 대가로 1억을 껌값처럼 지불한다니 억장이 무너진다.
40분마다 한 명이 자진하는 OECD 부동의 자살 1위국이다. 대다수는 경제적 빈곤을 원인으로 목숨을 끊는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서 망가지고, 부유한 사람은 너무 부유해서 망가져가는 이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이런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서는 아니 될 일이다. 최순실 이후 대중적 분노를 결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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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론)
지난 3월2일에 버닝썬 문제에 관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며칠 만에 1,749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평소 나의 글에 따르는 좋아요 수가 많아도 300을 잘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반응이라 하겠다. 이 글에 대한 공유가 확산되면서 버닝썬 사태에 대한 관심과 분노가 모아진 결과로 보인다. 현재 이 글에는 798건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 대한 과도한 반응 이면에 필자의 논지에 대한 반론의 댓글도 뒤따랐다. “버닝썬 문제가 생겨난 근본 원인이 부의 불공평한 분배에 있다”고 보는 나의 관점에 대한 반대 의견은 1)젠더의 문제로 보는 시각과 2)일탈의 장본인인 VIP 고객과 버닝썬 업주 측의 부도덕성, 그리고 업주의 뒤를 봐준 비리 경찰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한 반비판을 제기한다.
버닝썬 사태는 젠더 문제와 별 관계가 없다. 만약 이 사건이 젠더의 문제, 즉 남성에 의한 여성의 성적 착취 문제 혹은 남성 일반에 내재된 추한 욕망의 문제라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버닝썬 VIP룸의 탕아들을 부러워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저급한 원망(願望)이 투사된 것이 바로 일베 문화다. 하지만, 정상적인 대부분의 남성들이 일베 문화에 반감을 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글의 필자도 남성이며, 이 글에 관심을 품고 공유를 통해 문제의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분들도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많다. 이들 남성은 모두 버닝썬 부르주아 탕아들의 행태에 불같은 적개심을 품는다. 다시 말해, 대다수의 한국남성이 버닝썬 사태에 개입한 극소수의 한국남성을 경멸하는 것이다.
마약을 동반한 강간을 일삼은 VIP 고객들과 이 같은 비행을 조장한 업주, 그리고 뒷돈을 받고 묵인한 경찰들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 또한 문제의 근본원인을 비껴가고 있다. 이 시각의 한계는 사회 문제를 ‘구조’가 아닌 ‘사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도외시한 채 비행을 저지르는 사람을 탓하면 사회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자본가 중심의 기존 사회를 뒤엎기 위해 볼셰비키 혁명 따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의만 제대로 구현하면 이런 언어도단의 추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경제정의의 실현이란, 탈세에 대한 강력한 법집행과 부자증세를 뜻한다. 이 두 가지만 이루어지면 강남의 밤거리가 소돔과 고모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왜 그런지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속성상, 퇴폐문화는 응달에서 번식하는 독버섯과도 같다. 이 독버섯에 양분을 공급하는 숙주는 검은 돈이다. 검은 돈이 오가는 곳에는 반드시 고액의 술자리와 환락의 밤이 수반된다. 따라서 금융 비리와 퇴폐문화는 쌍생아라 해도 좋을 것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 도처에 룸살롱이 즐비해 있었지만 문민정부 이후에 기업이나 공직사회에서 뇌물 문화가 근절됨에 따라 룸살롱 업체가 몰락해오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땀 흘려 번 자기 돈 수백만 원을 하룻밤 술값으로 탕진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청탁금지법 따위가 시행되어도 여전히 법망을 피해가며 검은 돈을 유통하는 부류가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와 지하경제를 움직이는 파워엘리트들과 0.1퍼센트의 졸부들이다. 이들은 탈세를 비롯한 각종 범법행위로 재산을 축적해 간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위직 관료들과 친목질을 벌여야 하는데 그 장소가 강남의 환락업소이다.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지방의 유흥업소가 몰락해도 대한민국의 소돔과 고모라 강남의 불야성은 끄질 줄 모르는 이유는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자들과 이들과 내통하는 부르주아들이기 때문이다.
강남의 베르사유가 번성하는 또 다른 이유는 뇌물 거래 고객 외에 ‘순수한’ 자기 재산으로 쾌락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0.1퍼센트 귀족들의 자녀들이다. 아비 귀족은 최고급 룸살롱을 드나들고 자식 귀족은 버닝썬이나 아레나의 VIP룸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들이 지불하는 수천만 혹은 수억의 술값은 부모가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한 재산의 일부라는 점에서 그 출처가 결코 순수하지 않다. 미성년의 자녀가 버닝썬 VIP룸을 이용하기 위해 부모의 돈을 1,800만원 훔쳐 나왔다는데, 보통의 가정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일이 없다. 그 만한 현금을 집에 둘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돈은 검은 돈임이 분명하고 그 집 안에 쌓여 있는 현금의 총액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는 이상일 것이다.
부유한 것도 어느 정도지 너무 많은 부를 가진 것은 그 자체로 죄악을 구성한다. “부자가 천국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힘들다”한 예수 말씀에 비추어 도의적으로 그러하고, 부정한 방법을 말미암지 않고서는 과도한 부의 축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그러하다. 다시 말해 과도한 부의 본질은 ‘검은 돈’인 것이다. 검은 돈은 독버섯을 배태한다. 변태적인 쾌락을 좇게 된다. 장사치들은 더욱 자극적인 쾌락 상품을 공급하며 귀족 고객들을 유혹한다. 강남 유흥가의 MD들은 가출청소년들을 포섭한 뒤 마약을 먹여 약점을 잡은 다음 VIP고객들에게 상품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검은 돈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상거래 행위가 악덕 업주와 이들 뒤를 봐준 비리 경찰을 구속한다고 근절되지는 않는다. 이 막장 메커니즘은 오직 탈세에 대한 강력한 법집행과 부자 증세를 통해 천민자본가들의 기형적인 부의 축적을 원천봉쇄하는 방법으로만 혁파할 수 있다.
부자 증세가 좌파정책이라면 과도한 부를 보호하는 것은 우파정책이다. 버닝썬 사태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정의가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에 존재하는지 명백해진다. 좌파정책을 지향하여 서민 경제를 살리면 가출청소년들이 덜 발생할 것이며, 천박한 부르주아들의 개인 금고에 현금이 줄어들면 변태적인 욕망 분출을 덜 추구할 것이다. 경제정의가 제대로 실현된 사회, 이를테면 북유럽 국가에선 버닝썬 사태 따위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이 같은 이치를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부조리한 기업 삼성이 롤모델로 삼는 스웨덴의 발렌베리가(家)의 자본가들은 격조 높은 품위와 도덕성을 자랑한다. 이들이 좇는 것은 변태성욕이 아니라 국민대중의 존경을 받는 노블리스 오블라쥬의 삶이다.
사회문제는 사람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사회구조의 중핵은 경제구조이기 때문에 사회모순의 핵심은 경제적 모순에 있다. 돈이 너무 많아 주체를 못하고 밤마다 주지육림의 늪에서 허우적거려온 강남의 탕아들에게 개과천선을 기대할 순 없다. 부정부패 방지법을 통해 소돔과 고모라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회사원과 공무원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냈듯, 오직 강력한 탈세 방지와 부자증세를 통해서만 강남의 귀족들을 ‘돌아온 탕아’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정의가 실현되면, 김학의 같은 추한 가해자도, 장자연 같은 가련한 피해자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이 땅에 정의가 강물같이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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