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책 소개)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리틀윙 2016. 1. 20. 19:48

<영화를 함께 보면 아이의 숨은 마음이 보인다>


    


 

차승민의 이책은 영화교육에 관한 책이다. ‘영화교육의 조합에서 이 책은 영화보다는 교육에 무게중심이 가 있다. 그것은 이 책의 저자 차승민 선생님이 영화전문가이기보다는 교육전문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 보는 법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매개로 교사와 학생이 부모와 아이가 만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이 책 속엔 영화 이야기보다 교육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3부와 4부는 순전히 교육 이야기로 배치되어 있다. 이런 부분은 현장교사들에겐 다소 식상한 느낌을 주지만 학부모들에겐 유용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현장교사에게 영화는 가까이 할 수도 또 멀리 할 수도 없는 묘한 무엇이다. 교사들이 영화를 교실 속으로 가져오는 것은 학기말에 교과진도를 다 나가고 난 뒤에 그저 심심풀이로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것으로서, 말하자면 오랜 학습노동에 대한 일종의 보상책으로 제시하곤 하는 실정이다. 영화를 수업에 직접 활용하는 경우는 잘 없을 것이다.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영화를 인식하고 있는 실태에 관해 저자는 영화교육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라는 주제로 적고 있다(52~55).

이 책은 교육현장에 팽배한 이러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영화는 교육적이며, 영화와 교육이 만날 때 교육적으로 엄청난 상승적 화학작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 남다른 신념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교육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나름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어른이든 아이든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영화 보여줄까?”라는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하는 아이는 없다. 이는 도서관에 가서 책 읽을까?” 했을 때 아이들이 보이는 반응과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한 편의 좋은 영화는 한 권의 양서를 대체하고도 남음이 있다. 바로 여기에 영화교육의 정당성이 자리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잘 본 영화 한 편이 100권의 양서 못지않다(56). 왜 그럴까? 저자가 말하는 영화교육의 탁월한 장점과 순기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영화는 인성교육의 최적의 자료다.(50)

교육학에 잠재적 교육과정이란 개념이 있다. 표면적 교육과정인 교과서가 뭐라고 말하건 간에 아이들은 잠재적으로 다른 것을 학습한다는 것이다. 표면적 교육과정이 의도하는 대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학교폭력이라는 게 발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는 교과서 중심의 도덕수업이 학교폭력예방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이치를 설명해준다. 반면,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에 토론수업을 하면 효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활자매체와 달리 영상매체를 통해 학습되는 카타르시스와 감정이입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극중 인물의 입장에서 일상의 문제를 바라보며 그 바람직한 해결책과 태도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면화해 갈 것이다.

 

둘째, 영화를 통해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62)

영화 싫어하는 아이는 없는 까닭에 영화교육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빨려 온다. 영화교육의 이러한 장점에 힘 입어 교사는 평소 수업에서는 소극적인 아이들과도 영화를 매개로 활발한 소통을 나눌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는 질문을 통해 아이의 속마음을 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대화는 평소 수업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셋째, 영화를 통해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56).

영화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읽기와 듣기 그리고 공감능력 등의 총체적 문해 역량이 신장된다. 또한, 영화감상 후 토론을 통해 표현력과 발표력도 커간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교육자료라 할지라도 올바른 식견과 처방법을 모르면 교육적 효과가 반감되는 바, 이 책의 마지막 제 5부에서는 그런 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아무 영화나 보여주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213), 아이와 영화 볼 때 어른이 지켜야 할 원칙(221), 영화감상 뒤 소감을 이끌어 내는 비법(233)에 관해 현장교사와 학무모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게 적고 있다.

 

이어서 부록으로 난이도별 영화목록 53편에 관한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교육에 관심이 있는 현장교사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다만, 개인적 생각이라는 전제하에서 의견을 내건데, 3부와 4부는 합쳐서 내용을 줄이고 대신 이 부록 편을 별도의 파트로 배치하고 그 양을 확장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테면, <교육영화 100>이란 이름으로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명화를 엄선하여 제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영화교육에 관한 전문적 식견을 담은 유일한 서적으로서 이 책은 영화를 교실 수업에 가져오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영화교육에 관한 WHYWHAT, 그리고 HOW를 전하는 소중한 자료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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