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거짓과 죄악으로 점철된 기독교 역사

리틀윙 2013. 2. 24. 00:11

사랑과 분노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을 구성한다. 사랑과 분노는 서로 상반된 속성이 아니라 필연적 연관을 맺고 있다. 무엇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본질에 저해되는 무엇에 대해 분노를 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클래식음악이나 재즈 또는 록음악에 깊이 천착하는 사람들은 천박한 뽕짝음악이나 SM사 따위가 찍어내는 상업주의 댄스음악을 경멸하게 된다.

같은 논리로, 예수님을 자기 영혼에 품고서 그 숭고한 정신을 실천하려는 신앙인이 온갖 비상식적 부정부패로 얼룩진 현실 기독교 세태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건 결코 독선이나 아집이 아니다. 사랑과 분노는 수레의 나란한 두 바퀴처럼 언제나 함께 나아간다. A를 사랑하는 사람이 A의 품위를 저해하고 A의 바람직한 성장을 방해하는 불순한 실체를 향해 서릿발 같은 분노를 품는 것은 모순이 아니라 지극히 합리적인 행위로서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증오도 사랑의 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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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과 부조리로 얼룩진 한국 기독교 체제와 반인륜적 죄악으로 점철된 세계기독교 역사를 고발하는 두 책을 흥미있게 읽었다. <기독교죄악사>은 현직 목사가 쓴 책이고 <기독교의 거짓말>은 성직자는 아니지만 예수의 가르침대로 신앙을 실천하려는 양심적인 크리스천의 신앙고백이다. 두 저자의 치열한 학문적 열의와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이런 책에 대해 이단이니 적그리스도니 하는 종교관계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들이야말로 이단이고 적그리스도이다. 기독교는 죽어야 산다. 한국의 기독교단에 문화대혁명이 필요하다.

사실 한국사회의 제도권 기독교가 부패해 있는 것은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심판받지 않고 지금까지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둘의 공통점은 일제강점기와 미군정기를 거쳐 독재정권으로 이어져온 격동의 한국현대사에서 친일-친미-친독재로 변신해오면서 부정부패한 권력과 시류에 편승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그리고 이 카멜레온 같은 처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반공이었다. 아마 이 점이 개신교와 천주교의 뚜렷한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한국사회에서 수구꼴통 개독들은 대부분 개신교들이고 이들은 예외 없이 맹목적 반공주의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