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속 들여다보기

한자어

리틀윙 2014. 9. 15. 12:38

 

 

스파르타쿠스에 관한 글쓰기에서, 어떤 아이가 ‘검투사’를 ‘권투사’로 썼다.

아이들에게 한자라는 것이 너무 어렵다. 나도 어릴 때 진수성찬이란 말을 ‘진주성찬’이라 하여 식탁에서 같이 밥 먹던 나의 누이와 형들을 웃게 만든 기억이 있다.

 

내 교사생활에서 한자어에 대한 아이들의 실수 가운데 가장 재밌었던 것은 ‘옥황상제’를 ‘옥상황제’라 한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높은 곳에 계시는 분이니 ‘옥상’이라 했을 것이다.

...

 

권투사 - 진주성찬 - 옥상황제

이렇듯 아이들의 실수도 자기 나름의 내적 논리성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보 같은 말은 절대 없다. 정작 바보 같은 것은, 쉽게 말을 만들지 않고 괜히 어려운 한자어로 구성하여 순진한 아이들 기죽이는 짓거리가 아닐까?

 

201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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