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인의 음악이야기

Let It Be

리틀윙 2014. 9. 14. 20:16

19671,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공원에서 사랑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청년들이 모여 궐기대회를 열었는데, 이 순진무구한 청년들을 우리는 히피라 일컫는다.

 

히피들은 현대인들이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성공을 무가치한 것으로 보는 대신, 사랑과 평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합치를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한다. 이들 신념의 밑바탕에는 동양의 선()사상, 특히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은 1970년 비틀즈가 발표한 [Let It Be]의 가사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레넌이 가사를 쓰고 메카트니가 선율을 매긴 것에 필 스펙터(Phil Spector)라는 명 프로듀서가 손질을 하여 완성된 이 아름다운 곡의 제목은 無爲란 한자어를 그대로 영어로 옮긴 것으로 ‘Let It Be’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보듯 노자의 심오한 철학은 로 대변된다. 최고의 선(上善)은 물과도 같다(若水)는 말은, 모든 것을 물 흘러가듯이 자연의 섭리에 맡겨두라는 것이다.

 

강물은 흐르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슨 를 만들어 가두어 두니 녹차라테가 발생하고 사대강(四大江)死大江이 되는 것이다.

 

물고기는 헤엄치게 하고, 아이들은 뛰놀게 해야 한다. 지적인 활동은 학교공부로도 충분하다. 방과 후 아이들에게 놀이를 차단하고 이런저런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최선의 성장을 막는 것과도 같다.

 

스타케미칼 사업장에 와서도 이 ‘Let It Be’의 아쉬움을 절실히 느낀다.

저 만장같이 넓은 땅과 건물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고가의 기계들이 녹슬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기계들을 돌릴 노동자들은 길거리에 내쫓겨 있다. 기계가 돌아가고 노동자를 일 하게 하여, 그 노동이 대상화되어 인간 생활에 유용한 물건이 생산되게 하는 것이 ‘Let It Be’이다.

 

 

 

그들을 일하게 하라!

Let It Be!

 

 

지난 수요일이 스타케미칼 굴뚝 위에서 노동자 차광호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0일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야간 문화제에서 한** 선생과 공연하는 영상을 올려 봅니다. 연습 한 번도 안 하고 이 곡을 처음 해보는데 연주가 시원찮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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