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나들이(TRAVEL)

핀란드 청소년센터

리틀윙 2014. 1. 29. 02:22

핀란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Youth Center’이다. 말 그대로 청소년센터인데 이름이 ‘합삐 Happi’이다. 핀란드어로 ‘산소’라는 뜻이란다.

 


바깥에서 보면 그리 큰 건물처럼 보이지 않는데 내부에 들어가 보니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하여 주제별로 배치된 코너가 매우 많다. 이 많은 방들 속에서 청소년들이 연극, 예술, 컴퓨터 등등을 배운다. 물론 우리 나라에도 이런 게 있을 것 같지만, 짜임새나 수준 그리고 행.재정적 지원 면에서 비교가 안 될 것 같다.
일 예로 내 관심분야인 음악의 경우 얼마나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있냐 하면 아이들이 작곡을 공부하여 자신이 만든 음악을 직접 레코딩하고 음반 제작하는 것까지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물론 해당분야에서 최고의 강사진이 준비되어 있다. 실제로 여기서 배워 나간 청소년 중에 한 사람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랩 뮤지션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의 이름이 Michael Gabriel 미가엘 가브리엘이다.
이 건물에 직원이 70명이 일을 하고 있고, 자원봉사자가 100명 가량 되는데 그 중 70명 정도가 적극적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이곳에는 매일 평균 100명 정도의 청소년과 성인들이 찾는다고 하니, 학습자보다 교수진과 직원의 수가 더 많은 것이다. 즉, 모든 티칭이 거의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청소년센터가 헬싱키에만 50개 있다고 하는데 헬싱키는 핀란드의 수도이지만 인구는 50만 정도밖에 안 된다.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경구는 거꾸로 생각하면 교육자의 수준이 높으면 교육의 결과도 높다는 것을 말한다. 수준 높은 강사진이 충분한 보상을 받으며 어린 시절 자신이 그랬듯이 문화 예술에 타오르는 배움의 의욕을 가진 청소년들을 지도하면서 크나큰 보람 속에 신명나게 가르친다.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해피한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그 이름 HAPPI는 핀란드에서 ‘산소’와도 같은 곳이리라. 건물에 들어서면 천정 곳곳에서 Discrimination-Free Zone 이라 적혀 있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차별이 없는 공간’이란 뭘 말하는 것일까?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이 이런 곳에서 이런 수준 높은 문화를 배워가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게 하니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사회적/교육적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 같은 생각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공간을 만들어 줄 여력이 없지는 않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퍼붓는 돈이 얼마나 많은가? 학교 교사들은 돈을 너무 많이 내려 보내줘서 돈 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은가? 우리 경제력이나 인적 자원 역량으로 이런 시스템은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돈 만지는 사람들,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의 마인드이다!

 

 

 

 

 

합삐 건물 1층 벽면에 그려진 지미 헨드릭스의 실루엣...... 내 청소년기에 이런 건물에 들어서서 지미를 봤다면 얼마나 흥분했을까 하고 생각하니 한국의 아이들은 정말 안타깝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놈의 사회를 이 모양으로밖에 못 만들어 준 것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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