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나들이(TRAVEL)

캄보디아 여행기 -1)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리틀윙 2012. 1. 13. 22:01

 

 

 

짧지 않은 이번 여행 일정의 출발점인 구미 고속터미널, 인천공항행 버스를 기다리면서 화장실에서 만난 문구, 푸시킨의 이 말의 오리지널은 사실상 마르크스이다. 공교롭게도 내 여행길에서 맨 첫 행선지에서 만난 이 문구는 내 여행에서 시종일관 핵심 화두로 품고자 하는 컨셉을 대변해준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인간 그 자체이다.

마르크스 사상의 진수가 담긴 저서, 맑스가 자기 딸이 굶어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혼신의 노력으로 일궈낸, 인류정신사의 보물 <Das Kapital>의 진수는 한마디로, “인간 그 자체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자본주의사회가 나쁜 이유도, 우리가 자본주의를 지양(negation)해야 하는 이유도, 이 시스템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게 하는 원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맑스의 이 관점은 초기 저서에선 소외(alienation)’로 표현되며, 후기 원숙한 맑시즘의 결정체인 <자본론>에선 물신(fetishsm)’으로 개념화되고 있다. 맑스의 이 개념을 모르면 <자본론>을 읽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본론>은 무작정 자본주의를 해체해야 한다는 노동계급의 즉자적 반항심을 대변하는 사상체계가 아니다.

그렇다. 우리가 자본주의를 거부해야 하는 이유도 물신의 노예를 벗어나, 인간 그 자체를 쫓고자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삶의 양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인간이다.

이 진부한 지고의 가치를 우리는 망각하고 살아왔다.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을 거부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나의 여행에서 핵심 화두도 인간이다.

앙코르 와트?

냉철히 말해, 내 눈에 그것은 그저 정교한 돌맹이들의 조합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정교한 돌덩어리들의 조합에 감탄하기에 앞서, 내게 중요한 팩트는 기중기도 8톤 트럭도 없었던 그 시대에 가련한 민중들이 그 놈의 돌덩어리를 옮기기 위해 얼마나 심한 혹사를 당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위대한 인류 문화유산을 남긴 크레르 인들의 민족성에 경의를 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아무튼, 나의 여행기는 캄보디안 사람들(people, 민중)’에 포커스를 두고 내 관점을 피력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