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마광수 교수

리틀윙 2017. 9. 15. 09:16

나는 대학교와 교수사회의 생리에 대해 좀 아는 편이다. 학교에도 교사 같지 않은 교사가 더러 있지만, 대학엔 교수 같지 않은 교수가 훨씬 많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철학과 소신에 바탕을 두고 실천되어야 한다. 그런 교육혼이 없는 사람은 스승이라 할 수 없고 예술가와는 더더욱 거리 멀다.



 

 

그런 면에서 최근 우리는 진정한 교수이자 예술가인 한 사람을 잃었다.

도처에 러브호텔이 난무하고 키스방 대딸방 등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변태성욕산업이 기승을 부리는 이 현대판 소돔과고모라에서, 시인인 교수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며 급진적인 에로티시즘을 창작한 것이 범죄행위가 되어 옥살이를 치를 일인가? 그러면서, 심복의 손에 총 맞아 죽을 때까지 이삼일에 한 번씩 딸 같은 여자들과 주지육림 속에 살다가 간 색마 독재자는 영웅으로 숭배하고 동상까지 세우는 이게 제 정신인 사회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그가 지인들에게 자주 한 말이 교수들이 나랑 안 놀아줘!”였다고 한다.

 

대학교수들 참 나쁘다.

공사판에서 어떤 사람이 죄를 짓고 옥고를 치르고 나오면 동료들이 그렇게 따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나쁜 죄를 저질러도 말이다.

 

그런데 마광수 교수가 무슨 나쁜 죄를 지었던가?

그가 무고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치렀다는 판단을 하는 데 특별한 지성을 요하지 않는다. 그저 양심이 있다면 그 사람을 따뜻하게 위로할 일이다. 그런데 위로는커녕 왕따를 시키다니......

참 나쁜 사람들이다.

    



 

마광수 교수님.

이 추한 세상을 떠나 금기와 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저세상에서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2017.9.10.


'삶과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이스북  (0) 2018.01.26
늘 깨어있어야 선생이다  (0) 2018.01.26
악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0) 2017.09.15
예초기  (0) 2017.09.15
선생님, 외계인이 있나요?  (0) 201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