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체 게바라와 존 레넌

리틀윙 2013. 6. 19. 08:00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진보의 아이콘: 체 게바라와 존 레넌

정말 멋진 합성이고 조합이다.
작업자가 어떤 뜻으로 이 두 인물을 함께 배치했는지 모르지만, 아주 비범한 삶을 살았던 두 인물에겐 비범한 공통점이 많다.

1.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인으로서 두 사람은 공히 비슷한 나이에 요절했다. 게바라(1928~1967)는 39세에 레넌(1940~1980)은 40세에 유명을 달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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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인물 모두 암살당하였는데, 둘 다 미국 CIA에 의해 암살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 모두 군산복합체 미국 정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레넌은 콘서트에서 구름같은 관중을 몰고 다니면서 늘 반전과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를 불러 댔으니 실로 매우 위험한 인물이었고, 미국이 게바라를 싫어한 이유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감지한 것도 닮은꼴이다. 게바라는 고립무원의 볼리비아 전선에 뛰어들 때부터 죽음을 자초했고 레넌도 늘 암살의 두려움을 느꼈다. 레넌의 암살자 마크 채프먼은 레넌의 광팬으로서 레넌이 사인을 요청해도 잘 들어주지 않아서 불만을 품고 사살했다고 진술했지만 그의 집에 있는 수많은 음반 가운데 레넌의 것은 한 장도 없었다고 한다. CIA가 이 정신병자를 마인드 콘트롤해서 레넌을 죽였을 가능성이 많다. 물론 음모론에 지나지 않는다. 레넌의 암살에 관한 FBI의 보고서가 몇 년 뒤에 개봉되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다.

3. 둘 다 “덜 추한 세상을 꿈꾼” 몽상가(dreamer)였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품자” - 게바라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 레넌 [Imagine]

4. 두 사람 모두 진보적 인물로서 보기 드물게 매력적인 남성미의 상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보통 ‘진보’ 하면 칙칙한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이 둘은 헐리우드의 웬만한 스타 못잖은 인기와 명성을 누렸다. 물론, 게바라의 경우는 사후에 생겨난 신드롬이지만, T셔츠는 물론 남성 속옷을 장식하는 섹시 스타의 아이콘으로 자리했다. 제국주의의 종말을 위해 분투하다 산화한 좌파 게릴라를 제국주의 자본가들이 상품으로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5. 타고난 로맨티스트이자 방랑벽이 심했던 이 자유로운 두 영혼은 청년 시절 숱한 염문을 뿌리고 다닌 바람둥이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방예의지국(겉으로만 그렇고 속으로는 동방오입지국) 한국사회 달리 이들 문화권에서 ‘바람기’는 그리 나쁜 도덕성과 결부되진 않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두 사람 모두 두 번 결혼하였는데, 조강지처(한국적 개념으로)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성실한 남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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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왜 무겁고 엄숙하고 칙칙해야 하는 것일까?
진보도 얼마든지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attractive) 매력미를 견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게바라와 레넌을 본받자.